1.
아래 글 쓴 것이 무색하게 오후 5시에 일과가 시작되었다.
이유인 즉, 오늘이 서울 무슨 페스티벌이라 10시까지 한다는 언니님의 문자를 받았기 때문.
'아 그래?'하고는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잠들었다.
매 번 하나씩 밖에 안 만드시는 결혼식 시리즈가 마음에 좀 걸렸으나 내 인생 최대의 욕구는 수면욕이다............

2.
5시 쯤 일어나 샤워하고 6시쯤 집을 나섰다.
나가기 전에 확인해보니 오늘도 역시 홍대의 한가한 멤버-_- 로퍼님이 계시길래 만나서 밥 먹고 영화나 볼까 하고 약속을 잡았다.
만날 시간은 귀걸이를 어느 정도 고른 후에.. 옆에서 로퍼님이 계셔봤자. 고문이지. 나도 그 정도는 안다.

놀이터에 도착해선 언니님 오래간만에 뵈어요! 언니님도 귀걸이님들도 여전히 모두모두 예쁘심..(굽신굽신)
이번에도 눈을 빛내며 귀걸이들을 골랐다.

신기하고도 운 좋게, 결혼식 시즌 4가 남아 있었다. 어쩐 일인가 봤더니 직전 손님이 값을 깎으려 들었다고.
난 언니님 물건 값도 안 물어보고 사는데.-_-; 전에 말한 적 있나 모르겠는데 이 분은 이거 업으로 하시는 분이 아니다. 본업은 따로 있고, 파는 귀걸이 보다보다 본인이 원하는 거 직접 만드려고 시작했는데 주위 평이 좋고 자기 물건 어울리는 사람이 하고 다니는 거 보기 좋아 홍대에 간혹 나오시는 거다. 그래서 가격도 거의 재료값만 받으시고. 그런 건데 그 중에서도 딱 하나 만드는 한정판 값을 깎으려고 드니까.. 음..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좀 너무 하지; 막 성격 강한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 물건 만드시는 그 '기'가 있으신 분이라 다른 거 갖고 가시라 했단다. 그리고 그 덕에 내가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거고.

결혼식 시리즈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언니가 딱 한 쌍씩만 만드는 제품인데, 시즌 1과 2는 내가 언니님 알기 전에 파신 거라 못 봤는데 1은 완전 하얀색이라 하셨고 2는 노란색이라 하셨던가. 3는 내가 갖고 있는데 분홍색인데 예뻐 죽는다.
그리고 이번 4는 전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파랑색이었다. Something Blue! +_+ 한 번 슥 대어 보고는 생각할 여지도 없다. 내 꺼다.

그리고 고른 건 부케 시리즈. 빨강과 녹색 조합과 주황과 갈색 조합이 있었는데.. 뒤의 것이 차분하고 가을 분위기이긴 하지만 역시 지금은 눈에 띄는 예쁜 게 좋은 때인가보다. 앞의 것, 제품명 '결혼하고 싶은 마음'을 골랐다.
결혼.. 하면 좋지......(긁적)

언니가 의외로 링 귀걸이를 만드셨더라? 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(사실 언니 제품 사기 전까진 뭐 귀걸이 자체를 안 했으니) 언니가 만드시는 다른 꽃 시리즈에 비해 평범한 것 같아 만지작 거리다 일단 놨다.

그 다음엔 시원한 여름. 자그마한 꽃 아래에 길게 늘어지는 흔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는데. 좀 화려한 듯 해서 고민하다가 역시 그냥 질러버렸다....ㄱ- 길다 못해 쇄골까지 닿아 언니 제 목이 짧은 건가요? ;ㅁ; 했는데 원래 그렇다 하셔서 안심했다.^^;

그리고 나선 언니께서 새로 만드신 수선화 시리즈.. 으어 이거 진짜 화려하고 예쁜데 싶지만.. 활용도가 낮다. 회사에 하고 가질 못할테니까. 이미 결혼식 4가 회사용이 아니라서 좀 많이 망설였지만.. 역시 세상은 예쁜 게 짱인지라 그냥 또 질렀다.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노란색으로..; 언니께서 이거 다음 번 나오실 때 한 짝을 언밸런스로 만들어서 주신다고, 하고 싶은 대로 코디해서 다니라고 말씀해주셨다. 와 그렇게까지.. 감사합니다.ㅠㅜ

그렇게 4개 고르고는 음 이걸로 괜찮은가? 아까 그 링은 어쩔까 해서 봤는데 헉 제품이 없다?
누가 훔쳐간건가 해서 걱정했는데.. 언니가 나 선물로 주시려고 빼 놓으신거..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- 라고 하시는데 엇 어떻게 아셨을까 깜놀 & 감동.T_T

언니님 극구 사양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스무디 킹에서 음료수 한 잔 사 드린 후 오늘의 수입 잡아서 매우 흐뭇하게 프리마켓을 떴다.

3.
위의 글 막판에 로퍼님을 접선.(약 7시)
감싸롱에 가고 싶었으나 결국 못 찾아서 (아니 왜 114에 전화번호가 없는 거냐) 지난 번에 송이와 갔던 클라우드 나인 재탕.
그 당시 나와 송이는 정량이었으나.. 오늘 로퍼님과는 부족했다 많이 부족했다 죄송해요 굶겨(?)서.. 흑흑

8시 반 정도까지 밥을 먹고 원래는 영화를 볼 요량이었으나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은 바람에 산책하기로 결정.
합정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선유도로 향했다.
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.
내가 선유도 간 중 가장 쾌적한 날씨였다.
걸어본 기억이 없는 선유도 남단의 컴컴하지만 한적하진 않은 코스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주파한 후 북동쪽에 있는 정자에 안착해서....... 거기서 계속 노닥거렸다.ㄱ-
이 놈의 정자 근처는 예전에 갔을 땐 조명이 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조명없이 껌껌해서 우리 말고는 전부 커플이었다.-_-+ 게다가 날씨도 선선한지라 다들 찰싹찰싹 붙어 있는 모양새를 보고 커플이 아닌 우리(정확하게는 나)는 투덜거렸다.-_-++
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해주고 야경을 찍던 카메라가 떠난 후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여기가 또 명당이라. 아까의 참선 자세에서 등을 기대고 앉는 편한 자세로 바꾸고 다리를 바라보자니 신선 놀음이더라.
남들이 자기야 어쩌구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며 찰싹찰싹 붙어있을 동안 우리는 심도있고 건설적인 이야기를.. 하지 않았다. 우리도 뭐 쓸데없는 이야기지; 어떤 쓸데없는 이야기인지는 로퍼님만 아실테고(나의 경이로운 기억력 덕분에 나는 기억나지 않는다..).
그런 쓸데없는(;;) 이야기를 하며, 다양한 풀벌레 소리와 아마 등나무 계열의 꽃향기를 즐기며 스트레치도 좀 해 주고 뒹굴 눕기도 하며 우리는 여유롭게 빈둥거렸다. 그 와중에 머리를 말리고 나오지 않은 나는(윗 부분 참조, 아까 5시에 일어나서 머리 감았다 하였다. 말렸단 내용 없다) 머리를 풀어헤치고 탈탈 머리를 말렸다. 로퍼님은 옆에 있는 죄로 머리말리는 걸 거들어 주셨다.(묵념)
이 와중에 다른 커플 다 가고 아줌마 아저씨 커플이 오셔서 좀 정신산만하게도 해 주시고
결국은 우리가 최후의 승자! 둘만 정자에 남게 되었는데 - (전혀 감흥 없는) 꺄아~=_=
그 순간(은 아니고 좀 있다가) 무지 괴기스럽게 하현달이 떠 오른 것을 로퍼님께서 발견. 지구 멸망의 징조인가..
달이 떠오르면서 그 괴기스러움이 좀 가시니까 이젠 또 졸려서(아니 오늘 하루 종일 그렇게 자고도 또 졸립다) 11시 경.  귀가.

4.
여태까지의 경험 상 그날 일기 안 쓰면 나중에 절대 안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졸립지만 대충 쓰고 잔다.
댓글은 내일 달게요. 댓글은 언젠가라도 꼭 다니까 뭐.
오늘 로퍼님과의 대화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게임하는 편이 늦게까지 안자고 게임하다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 낫다고 결론 내었기 때문에(정말 나은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나는 귀가 얇다) 이제 자러 감!
Posted by 리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