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제 밤, 나이트 다이빙을 끝으로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과정을 모두 마치고 오늘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.

어제까진 하루 최소 두 번, 많으면 세 번 바다에 들어가느라 온 몸이 소금기에 쩔어 옷도 대충 여기 다이빙 센터에서 준 큼지막한 XXL 티셔츠를 원피스처럼 입고 그 안에 입으면 보이지도 않는 핫팬츠를 입은 채로 머리는 미역이 되어 돌아다녔는데 오늘은 살랑살랑한 쉬폰 원피스에 하얀 가디건을 걸치고, wi-fi가 되는 좀 괜찮은 카페에 앉아 바닷 바람을 쐬며 코코넛 쉐이크와 과일 크럼블을 먹으면서 한가로이 인터넷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!! 
 
아 정말 힘들었어요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ㅇ<-<
사실 물에 한 번 들어가면 고작 3~40분 정도 있는 거지만, 그거 하고 나서 두 세시간 쉬고, 다시 들어가고, 중간에 밥 먹고, 또 들어가고, 또 쉬고 하면 하루가 훌쩍 가 버리더라구요. 

뭐 그냥 체력적 한계만 있으면 말을 안 해, 처음에 와서 화상 입고, 눈다래끼 나고, 귀에 문제 생기고 의사는 이상하고-_-..
악재에 악재에 악재가 연속이었으니..
그래도 다 극복하고 무사히 목적하던 바를 이루어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!
..그렇지만 일단 다음 주가 되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비인후과 방문;;

음.. 뭘 어떻게 정리할까 싶은데 내키는대로 써 보죠 뭐.

여기 이집트는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닌 나라에요.
냉혹하게 말해서 여기 좋은 시절은 기원 전에 다 끝나버린 느낌.
문명의 흥망성쇠 뿐만 아니라.. 여기 사람들 성향도 저랑은 좀 안 맞는 듯 하고요.
(몇 달 전 터키에서 지도만 펼치고 갸우뚱 하고 있으면 온갖 사람들이 다 다가와서 도와줬던 오지라퍼들 터키 사람들이 그리워요.)
화려한 색채를 좋아하는 저는 이집트의 흙과 모래로 된 직직한 유적은 정말 취향이 아니네요-_-;
(그래서 유적 본 건 오직 기자 피라미드 뿐.. 룩소르 아스완 다 버렸는데 그리 아쉽진 않아요)

이 나이 쯤 되어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도 무엇이, 어디가 내 취향이고 아닐 런지 가공된 정보로도 충분히 알 수 있어
이집트는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, 그래도 온 건 동생님 때문이죠.

결론은 나쁘진 않았어요. 아마 동생님이 아니었다면 해 보지 않았을 경험.. 사막 여행도 그랬지만 특히 다합은.. 
다합은 블랙홀 같다 하는데 정말 그래요. 시간 가는 줄 모르죠.
근데 그게 밝고 즐겁고 아름다워서라기보다 말 그대로 머엉하니 빠지는 느낌.
가 본 곳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은 보라카이인데, 그긴 정말 예뻐요. 하얀 백사장과 보석같은 바다.. 들어가도 좋고 들어가지 않아도 좋고.
반짝반짝하니 돌아다니자면 막 꺄르륵 웃음이 나오는 곳이죠.

하지만 여긴.. 한도 끝도 없이 가라앉는 그런 곳이에요.
나른하고, 사실 이슬람 국가라 그렇지도 않지만 묘하게 또 퇴폐적인 느낌(시샤-물담배-를 펴서 그런가..)
지금 당장만 해도 그래요. 바닷가에 있는 카페인데 저는 지금 바다를 등지고 앉아있어요. 그냥 목 뒤로 불어오는 바닷 바람이, 그리고 머리 위에서 야자수 잎들이 바람에 부서지는 소리로 아 여기가 바다구나 생각하게 하는 정도죠. 히피들의 천국이었다는 게 이해가 간다니깐요..

오기 전 발톱에 대충 칠하고 온 네일 컬러는 거의 다 망가졌네요..ㅎㅎ 특히 오른쪽 넷째 발가락은 이미 색이 다 벗겨졌고..
손도 좀 거칠어졌어요. 예전에 내 손보다 훨씬 가늘고 길고 고왔던 동생님의 손이 완전 막노동 손이 된 게 이해가 간다니깐요.
손톱을 기르자니 불편하고 짧게 자르자니 자꾸자꾸 짧게 자를 수 밖에 없어서 그렇게 되어 버리죠. 수트가 손은 감싸지 않으니 손만 타고요.ㅎㅎ

여러 가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(그래서 다른 무엇을 더 할 수 있는) 동생님이 스쿠버 강사를 하고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좀 안타깝긴 해요.. 
근데 그건 나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고 동생님은 지금을 무척 좋아하니까, 저도 그걸로 좋아요.
게다가, 내가 해 보고 싶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걸 대리 만족 하고 있기도 하거든요.ㅎ

이렇게, 앉아있는 시간이 행복하네요..
이 자체로도 좋고, 이 이후에 즐기지 못할 시간이라 그렇고, 이제 돌아갈 곳이 있어서 또 그렇네요.

...아 근데 어드밴스드 교재 공부하고 문제 풀어야 할 게 남아있군요.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.ㅠㅠ
Posted by 리미
다합 오일차, 이젠 뭐 새로울 것도 없습니당..

어제부로 오픈 워터 끝나고(나름 오오!)
오늘부터는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를 시작했어요.

사실 어제 병원에 또-_- 갔는데
그제 기준 다음 날 샴엘 셰이크에 간다던 그 사차원 의사는 여전히 병원에 있는 거! 뭥미..ㅇ<-<
암튼 그 날 다이빙 했다고 말은 안하고 그냥 검사 받았는데 귀 상태 괜찮다고, 이제 다이빙 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슴다..
근데 더 이상 약은 (공짜로) 안 주더군요.-_-;;

그리하여 오늘 아침에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 중 나침반으로 하는 네비게이션 하고,
점심 때 단체로 라면 끓여먹고
오후에 산호초가 잔뜩 있는 아일랜드란 곳에 가서 자연주의자(진짜 이런 이름;)를 하고..
저녁으로는 동생네 애기(DMT)가 만든 특제 달걀 볶음밥과 후식으로 미수가루를 맛있게 먹고
마지막으로 나이트 다이빙을 하려고 했는데
아무래도 귀가 좀 이상불안해서 내일로 미룬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임다.

음.. 오늘은 특이 사항이 없어서
어제 있던, 동생님이 쓰라고 한 가스통 옮기기 사건이나 써 보도록 하죠.

아래 언급하기도 했지만, 스쿠버 다이빙은 (당연한 소리지만) 산소통을 매고 내려가거든요.
그 산소통을 탱크 창고? 에서 갖고 오고 또 다 쓰면 갖다 놓고 그래야 하는데
이게 작은 건 8킬로, 조금 더 내려가게 된 오늘은 10킬로짜리를 쓰는데
워낙에 팔 힘이 없는 제가 들기는 좀 많이 무리더라구요.
그래도 하긴 해야 하는 거니까 어떻게든 해 보겠다 맘 먹고 비장의 스킬, 가스통 굴리기를 시전했는데...
10cm 갔나? 보다 못한 동생님이 버럭 분노하며 한 팔로 영차 들고 가 주셨다능..-_-;

뭐 이 정도.?

아, 오늘 저녁 다 함께 달걀볶음밥을 먹고 나서 본 다합의 저녁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어요.
장밋빛 노을에, 청초하니 하얀 달에.. (이미 짐 다 꾸려 놓은) 나이트 다이빙 못하겠다 동생님과 DMT와 함께 듣는 아가씨에게 미안하게스리 말한 후 숨 돌리며 올려다본 하늘은 어찌 형용해야 할지.. 이래서 다합이 다합이구나, 생각했더랍니다.
사진 찍어야지 방에서 카메라 가져와야지 했는데 어느 새 달은 구름에 가리고 벌써 이젠 날이 저물었네요..
비록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남기진 못했어도 꼭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니까, 절대로 잊지 않을 거에요. 
사랑하는 동생님과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밥, 즐거운 다이빙, 아름다운 풍경..
기억은 동영상이 아니라 사진처럼 기억된다 하니까 오늘은 다 함께 둘러 앉아있는 모습과 올려다 본 저녁하늘, 딱 두 장이라도 꼭 기억해야 겠어요.

동생과 다른 사람들은 카드 게임을 한다던데 어쩌나 모르겠네요.
전 좀 자다 나와야 할 듯 해요.
너무 밥을 많이 먹은 건지 거기에 항생제 소염제 감기약까지 꾸역꾸역 먹어서 좀 얹힌 건지 모르겠는데 몸이 좀 불편하고 잠이 오네요..

그럼 다들 안녕..
내일 남은 코스를 무사히 끝내길 빌어주세요~
Posted by 리미
음.. 다합에 온 지 몇 일 차더라
첫 날 그냥 보내고 둘째 날 다이빙 했다가 셋째 날 쉬고
고로 오늘은 나흘 차네요.

어제 의사와의 이벤트를.. 음 안 썼군요
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(귀찮아서 카페에 올린 거 긁어옴)

어제 만난 사차원 의사가 이상한 줄 진작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.ㅠㅠ 오늘 재진하러 갔더니 한 두시간 정도 뭐라도 좀 같이 마시자네요. 참고로 현지 시간 오후 10시 반; ㅇ<-< 진료하기 전에 그런 걸 물어보면 반칙이자나!!! ;ㅁ; 도..동생에게 물어볼게요 라고 말 돌리고 간신히 진료 받고 나왔슴다.. 진료 결과도 썩 좋지 않아 내일도 다이빙은 못하고.. 너무 다사다난한 이집트 여행이에요.TㅅT 새벽이니 다들 쉬거나 연휴 전날 바 달리시겠네요..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!

아참, 그러고보니 사차원 의사 이야기가 없구나.. 역시 귀찮아서 카페에 올린 전전날 출첵 긁어오면...

사막 투어 마치고 다합으로 왔습니다.. 오늘은 처음으로 다이빙을 했는데 바다 속 진짜 예뻐요..!! +_+ 근데 문제는 귀에 이상이 생겨 내일은 쉬어야 한다는..ㅠㅠ 여기 의사는 사차원이라 진료 중에 심각한 얼굴로 한국어로 내 이름 써 보라 그러고.. 진료에는 전혀 상관 없는 짓이고... 이국에서 묘한 휴가를 보내고 있어요.......ㅇ<-< 아움 정모 가고 싶어라.. 다들 즐겁게 지내시나요?


..
이게 무슨 일인고 하니..
사실 저 몇 년 전에 필리핀 갔을 때 좀 심하게 편도선염에 걸렸거든요. 그 때 의사에게 가 보진 못했는데 아무래도 중이염까지 간 듯 하고, 그 결과 귀에 좀 문제가 생겼어요..
하지만 비행기 탈 때 빼곤 큰 문제가 없어서 그냥 방치한 채 살고 있었는데 그게 스쿠버 다이빙에서 문제가 된 겁니다-_-;

물에 들어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압력이 변화하면 그게 문제인거죠..
도대체 어느 부분에 이상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래요.-_-

그래서 첫째 날 두 번의 다이빙을 하고는 귀가 막 아프다가 결국 안 들려서 병원 ㄱㄱ
근데 의사는 별 거 아니라고 하루 쉬면 낫는다고 했고, 근데 신뢰성 없게시리 처방해준 약은 항생제 소염제 감기약-ㅅ-
암튼 의사니까 믿어보자 하고 하루 허송세월 하면서 보냈는데 저녁 무렵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위와 같은 작업을 하면서 하루 더 쉬라고 함-_-++
온 첫 날 허송세월 하고 셋째 날 역시 아무 것도 안 하고 지냈는데 넷째 날까지 그럴 순 없다고 생각하여 요르단 페트라 여행을 알아보았으나 시간과 비용의 문제가! ㅠㅠ
결국 새벽에 일어나 귀에 좀 이상이 있더라도 어떻게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알아봤고, 철저한 이퀄라이징(압력평형)과 매우 느린 속도로 입수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결론 내려 오늘 아침 들어가기로 했던 것이다. (헉 어느 새 반말)

그리하여 사일차 세번째 오픈 워터 다이빙..
아침 일찍 일어나 가볍게 샌드위치를 먹고 오늘의 첫 다이빙을 준비하는데,
나의 감수성 풍부한 동생님은 모처럼 언니를 멀리까지 오라고 했는데 다이빙 하지도 못하고.. 하면서 엉엉 울었다. 아이고 귀엽기도 하지..^^;괜찮다 동생아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도 해 보는 거지 모. 불찰이라면 귀를 체크하지 않은 나의 불찰인 것을.. 글구 나름 잼썼어 사막도 피라미드도 여기 다합두.ㅎㅎ

다합 둘째 날의 다이빙 두 번은 동생의 DMT (Dive Master Trainee, 다이브 마스터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.. 동생님이 데리고 있음.ㅋㅋ)와 함께 들어갔는데 이 번엔 동생과 단 둘이 들어갔다.

조심조심 천천히.. 줄 잡고 내려가면서 실시간 무한 이퀄라이징 반복.. 코막고 바람 불고 침 삼키고 턱 움직이고.. 뒤에 두 개는 정말 요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.. 요가시간에 한, 그렇게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얼굴 마사지가 이런 곳에 도움이 될 줄이야..;;

그리고 들어갔다! 귀는 하나도 안 아팠다!~ 뭔가 좀 불편감이 있긴 하지만 심한 건 아니구..
아무튼간에!!성공적으로 기술 습득을 마칠 수 있었다!

근데 동생님.. 내친 김에 또 들어가자고.ㅠㅠ
피곤했는데.. 속으로 울면서 들어갔다..
나침반 뭐시기 하고 나왔더니 귀가 좀 더 이상함..... 더헉
완전 불안해 하면서 장비를 챙기는데 그만.. (공기를 막아주는)더스트 캡을 안 씌우고 레귤레이터(호흡기)를 물에 풍덩!
악 벌금 10달러라는데..ㅠㅠ 신경이 곤두서 있던 동생님은 결국 폭발! 저 멀리 가서 연기를 내 뿜었다..................ㅇ<-<

귀가 다시 안 좋아.ㅠㅠ 피곤하고.ㅠㅠ 여전히 저질 체력의 본인은 아무래도 쉬어야 겠다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.
세번째 다이빙은 2시. 자러 간 시간은 12시. 과연 나는 2시간만 자고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!!
...그래도 하면 하는 의지의 한국인. 결국 2시에 일어나 기진기진 다이빙 샵으로 향했다.

동생님이 행복하게도 거대한 햄버거를 사와 그걸 먹고,
몇 번 해 봤다고 나름 좀 능숙해져서 장비를 챙기고(그러나 여전히 버벅버벅-_-)
이번엔 다른 다이빙 포인트! 라이트 하우스로 갔다...... 구루마를 끌고서-_-;

언급하지 않은 것 같은데, 여기 다합은 비치 다이빙이다. 뭔 소린고 하니 샵에서부터 다이빙 장비 다 메고 해변가를 지나 물로 들어간단 소리..ㅠㅠ 장비는 산소탱크가 미니멈 8킬로에 여기 홍해는 물이 짜서 추(웨이트)를 8킬로 장착해야 한단다.. 즉 16킬로그램을 더 짊어지고 쌀집 아저씨처럼 낑차낑차 가야 한다는..ㅠㅠ

반면 보트 다이빙은 배 타고 다이빙 포인트까지 가서 럭셔리하게 거기서 장비 장착하고 들어가면 된단다. 대신 보트 빌리는 비용만큼 또 비싸고, 비치 다이빙 처럼 내가 들어가고 싶을 때 스케줄링 할 수는 없는 그런 것.

솔직히 장비가 무겁긴 하지만 여기선 동생님이 (투덜투덜 하긴 하지만) 고맙게도 나에게 전부 다 맞춰주고 있는 지라 비치 다이빙이 좋은 것 같다^^;

아, 동생님이 먹을 걸 사와서 먹어야 겠슴당..
클리닉 갔다가 저녁 먹고 돌아올 것 같아요.

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~ 
Posted by 리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