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래에서 언급한 새로 샀다는 향수는 바로 리리코스의 일리다.
제주 한란의 향을 재현했다는 이 향수는 대충 시향기들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여름에 적합할 것 같아서 몇 년 전부터 여름에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이번 해에서야 여름이 반 쯤 지나가고 나서야 겨우 구입했다.
그러나..
온 지는 몇 일 되었지만 지금에서야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역시
'마음에 들지 않아서'
이다.
다시 말하자면 기대 미만.
사실 '난'이라고 해서 꽤 많이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.
언젠가 집에서 기른 난이 꽃을 피웠을 때, 딱 한 번 난향을 맡아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
단아하고 품위있는 그 향은 내 기억 속에 최고의 향으로 남아있다.
하지만 장미나 백합, 자스민처럼 향수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다.
그도 그럴 것이, 꽃 피우기 힘들다는 난인 걸..
그런 걸 수 백송이의 꽃을 모아 에센스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.
그래서 '재현'했다는 건데..
으음..
우리 집에서 길렀던 난이 제주 한란이 아니라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
내가 느끼기엔 이건 난향이 아니여...
솔직하게 말할 것 같으면 일리 처음 맡았을 때 첫 향(탑 노트) 구조가 에스쁘아 같다는 생각을 했다.
상큼하게 달고 산뜻한 꽃향. 어찌보면 단순한 것 같은 느낌. 그래서 급실망했던 게 사실이다.
(향 자체가 에스쁘아 같다는 소리는 물론 아니다.)
잔향도 그다지 새롭거나 독특하지 않은 무난한 향이었고..
내가 맡았던 난향은 좀 더 복잡한 구조의, 밀도가 있는 향이었다.
나와 같이 향을 맡아보았던 아버지께서 '어 난이 또 꽃 피웠냐?'고 말씀하셨던 향수는 오히려 불가리 팜므였다. 아마도 미모사와 자스민의 조합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..
지수는 마음에 든다고 하니까 지수에게 넘기고, 마음에 두었던 다른 향수를 고민해봐야겠다.
시향기와 시놉시스(;;)로만 판단하고 구입하여 실패한 드문 케이스.. 로 기록.
더불어 난향은 나에게 있어 환상의 향이구나.. 이거야 원 신의 물방울도 아니고.;

